[건린현]우리 서린이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썰체 주의
창월 이후 ~ 광월 초반
어떻게 하면 우리 서린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린이한테 친형이랑 친한 형 안겨주고 싶다
-라고 테트라 아낙스 3인은 생각했고 내친김에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했음. 얘네가 살아봐서 아는데 인생 혼자산다는 말은 필멸자들이나 하는 철없는 소리지 이 긴 생을 진짜 계속 혼자만 산다면 얼마나 힘들꺼야.. 거기다 (나이가 100년 이상 차이나지 않는)친혈육이랑 아직 인간일 때 친했던 사람이라니 이거 어디 가서 다시 못 얻는 인연이야.. 같이 있을 수 있을 때 많이 같이 있어줘야 합니다. 멘탈 케어며 테라피며 그런게 정말 쓸모있는 건 100살 이후부터죠.
세건과 서현은 좀 짜증이 났고 그거보다 좀 더 많이 어이가 없었음. 일단 길 가다가 잘 무장한 테트라 아낙스의 군대를 만난 거까지는 그렇다 치자. 한국이 진마와 사냥꾼들의 핫플레이스였던 건 잘 쳐줘봐야 창월부터 광월 초까지고 지금은 고만고만한 아웃로들이랑 자연발생된 커럽티드 따위가 어울려사는 꼬꼬마 동산이 되었지만 그런데 뭐 주워먹을 게 있다고-벼룩의 간을 빼먹지!- 어슬렁거리던 현 제왕의 직속 군대가 왠 초록머리며 회색 머리를 만나는대로 자루에 넣었다가 잘 흔들어봤다가 자루에 넣은 채로 쓰레기 내놓는 장소에 버리기를 반복했다는 것도 좋다 치자고. 하지만 그들을 발견하자마자 마치 좋은 거라도 찾았다는 양 댓츠힘 유레카를 외치며 빙 둘러싸고 우리랑 같이 가주지 않으면 매우 아프게 될 꺼라는 미친 땡깡을 부리기 시작한 건 좀 잘못된 거 같지 않아? 서현은 사막에서 고래를 봤다는 식으로 눈쌀을 찌푸렸고 세건은 처음부터 들을 생각이 없었음. 근데 이쪽 성격 뻔히 알면 총알 맞교환이나 좀 하고 사이좋게 티엔티나 뜯을 것이지 거기다 대고 우리 왕 좀 도와달라느니 서린이 힘들어한다느니 빼액질하는 건 누구한테 배운거냐? 서린이냐? 서린이 그렇게 하디?
그 말을 듣고 선택지로 따지자면 1. 싸운다 2. 조진다 3. 후린다 정도 밖에 없던 서현이 시크릿 키워드 백도어라도 쳐맞은듯 움직임을 멈춘 것도 모자라서 은근슬쩍 한세건까지 1+1 포장하는데 손을 보태는 와중에도 세건은 지랄발광을 멈추지 않았으나 숫자로 따지자면 201:1 정도 거기다가 그 1이 리림.. 여튼 친형 친한 형 사은행사로 묶여서 국제특송으로 뉴욕까지 배달되는 동안 한세건이 '서린'과 '죽여버릴꺼야'를 한 이백삼십번이나 말했는지 모른다 물론 두개 붙여서는 그 두 배 정도 말했음 서현은 좁은 박스 안을 핑계삼아 나는 지금부터 움직임을 멈추어서 에너지를 아끼고 소비효율을 늘릴꺼야라고 한마디 한 이후로 좀 말랑말랑한 돌덩이나 햇볕냄새나는 단단한 이불 비슷한 것이 되었고 사흘 반나절 후에는 혼팅이 솟아나는 택배 상자가 서린의 펜트하우스 문 앞에 무사하게 배송되었음
중량이 좀 더 가볍다는 이유로 혹은 바닥에 깔기에는 지나치게 지랄같았다는 이유로 택배상자 위쪽에 담겨있던 세건이 맨 처음 본 것은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도 여는 것처럼 눈을 반짝거리며 상자 안을 들여다본 서린이 감격에 겨워 늘씬한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는 장면이었음. 여기다 촛불같은 거나 옆에 밝히면 참 따스하고 좋은 장면일 거 같다 그치? 서린은 사인을 요구하는 택배 기사를 가볍게 포옹하고 등을 몇 번 두드린다음 손을 흔들어 배웅하고 밑에 깔려있는 두번째 선물까지 확인했음 한세건 생각같아서야 서린이 상자를 열자마자 튀어나와서 할 수 있는 모든 공격적인 행동을 다 하고 싶었을 것이다만 한 사흘 정도 좁은 상자 안에 ㄱ자로 접혀있으면 탐랑 할애비라도 온 몸이 저리기 마련이라 한동안은 바닥에 서린이 내려놓은 그대로 ㄱ자로 누워있어야 했음 하지만 서현은 멀쩡한 얼굴로 걸어나와서 세건을 빡치게 했는데 지 말로는 에너지를 아낀 것이 비결이라고 함 하긴 며칠 안빨아도 뽀송뽀송한 기능도 있는데 잘 안구겨지는 기능이 뭐 대수겠어..
시간적 텀이 분명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제는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형 배고프지? 주방에 맥딜 시켜놨어 / 굿ㅇㅅㅇb 이딴 대화를 주고 받더니 하나는 주방으로 쪼르르 가버리고 남은 하나는 세건 발치에서 어슬렁거림 물론 지금 세건은 손가락으로 좀 찌르는 것만으로도 심한 고통과 데미지를 입을 수 있으니 서린은 충분히 취급에 주의해주기로 함 주변을 빙글빙글 도는 서린에게 세건은 왜 자꾸 실실 쪼개냐고 짜증을 냈으나 이렇게 얼굴 보는게 꿈만 같다는 서린의 대답에 더 뭐라 험한 소리를 더 못하고 입을 다물어버림 꿈은 무슨 악몽이겠지 흡혈귀새끼야.... <--- 이 부분에 말줄임표가 나왔으니 일단 세건이 다리저림에서 풀려나도 덤벼들 걱정은 안해도 될 거 같음 서린은 살살 세건이 묶인 줄을 풀어줌
그 뒤로 한 일주일 정도 셋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됨 물론 이 달콤하고 소름끼치는 상황은 서린이 세건에게 나랑 일주일 정도 같이 있어주지 않으면 나에게 반하지마라 팝송ver(뮤비 포함)를 만들어서 1년 내내 하루 120회씩 타임스퀘어 광장 전광판으로 내보내겠다는 협박이 있어서야 가능했음 서현은 고작 그딴게 협박이 되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가여운 동생의 노력과 그래도 1년 가까이 파트너십을 형성한 세건에 대한 일말의 연민.. 비슷한 걸 고려해서 대신 뮤비 만들면 그거 보러 타임스퀘어 광장 가도 되냐고 추임새를 넣어봄 결과는 그럭저럭 성공적이어서 세건과 서현과 서린은 시차를 고려해서 지금부터 약 156시간을 함께 지내게 됨
우로 구르든 좌로 구르든 어쨌든 일이야 이렇게 된 거고 동거기간 동안 구성원들의 쾌적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룰이 정해짐
1. 바르고 고운 말을 쓴다
2. 폭력을 쓰지 않는다
3. 사이좋게 협동한다
특히 3번 항목에 구성원의 크나큰 반발이 있었으나 서린이 준비한 비장의 카드~곡명 : 나에게 반하지마라(가제) 작곡가-가수-출현진 섭외 목록~에 의해 가까스로 무마됨 그러면서도 또 주제에 예산 절삭을 한답시고 남은 방은 서린네 옆방, 서린네 앞방, 서린네 맞은편 방 밖에 남은 방이 없다니까-그러면서 클로이 모레츠는 왜 섭외했어?- 좀 깨름찍해도 어쩔 수 없이 같은 집 쓰는데 거기 준비해놓은 것처럼 세건♥ 서현♥ 서린♥ 네임펜으로 적어놓은 칫솔 세 개가 나란히 있어서 세건이 그거 집어던졌다가 2번 항목 어겨서 벌점받음 대학기숙사랑 다르게 벌점 많이 받으면 체류 기간 늘어난다니까 칫솔 주우세요
설거지랑 청소 빨래는 당번젠데 서현이 너 테트라 아낙슨데 뭐 자동으로 되고 그런거 없냐고 물었다가 / 서린이 인생에 거저는 없다고 대답함 / 아 그러쿠나 듣고 있던 세건은 이 대화 존나 개멍청이같다고 생각하는데 한 삼일 뒤에는 자동식기세척기(설거지 안하고 집어넣어도 되는거)랑 로봇청소기(구석 인식 잘되고 방문 열어도 바깥으로 안기어나가는거) (드럼인데 통돌이처럼 세탁 잘되는)세탁기 만들고 있음 이 공돌이는 매우 이롭다 그러니 벌점을 주도록 하자 서린:0 서현:0 세건:3 (세건 : ??????)
그 다음엔 나가서 같이 살동안 필요한 물건 같은 거 조금 샀는데 서현이 I♥NY티 같은거 계속 장바구니에 넣고 세건은 어디서 공구랑 나사 못 핀 이런거 잔뜩 가져다 집어넣어서 장바구니가 상당히 무거워짐 알럽뉴욕티는 세장 사서 커플티로 입기로 하고 공구는 맞거나 던져도 아프지 않게 고무패킹 덧댄거로 삼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현이 난 멋있어 예뻐 섹시해 안아줘 티를 장바구니에 넣었을 때 세건이 내가 입을까 두렵다 티에 이름써놔라 <-----라고 말한 그 시점부터 셋의 집에는 남의 물건에 이름쓰기 붐이 일기 시작함 그날 당장 36색 세트 유성매직을 구입한 서린은 셋의 사소한 생필품에 이름과 하트 별 물방울을 그렸으며 서현은 집 안의 모든 핑크색 물건에 세건의 이름을 적어넣었음 (예 : 분홍색 컵 - 세건이꺼♡) 항상 검은색 매직 선점을 실패한 세건은 그 비슷한 갈색과 남색을 양 손에 들고 서린이 쓰는 하트 별 물방울과 서현이 쓰는 세건이꺼♡ 위를 직직 그어 없애고 다녔는데 매직을 너무 써서 더 써넣을 물건이 없자 서현이 그만 자는 세건 이마에 폭탄테러범이라고 적고 세건은 그 복수로 서현 뱃가죽에 전범새끼라고 적어넣을라 했는데 둘 다 규칙 1조 때문에 벌점 먹고 등허리에 서린꺼♥ 라고 쓰이게 되는 형벌을 받음 근데 이렇게 넘어가면 불공평한거 같아서 폭탄테러범이랑 전범이랑 임시로 편먹고 2차전 돌입 서린의 몸에 하트 별 물방울(세건작) 내꺼 내꺼 내꺼(서현작) 쓰는 쾌거를 이룸
★벌점 리스트☆ 서린:0 서현:1 세건:4
오늘의 반성 : 플라스틱에 매직으로 쓰면 안지워지고 더러워보임
애초에 세건 서현이 여기 관광차 온 것도 아니고 안그래도 얼마 안되는 기간동안 미술관이나 경치나 보고 다닐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왕 뉴욕에 왔으니 메트로폴리탄이나 자연사박물관 정도는 보러 갔음 첫날을 어버버거리며 보냈던 서현이 다음날 새벽같이 일어나 펜트하우스 아래로 그림같이 펼쳐진 뉴욕 전경을 보며 여기 그.. 미술관도 있었지? 광장도 있었지? 하며 엉덩이를 들썩였기 때문임 뭐 시간만 맞았다면 국제 모터쇼도 볼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그럴 수가 없어 세건은 안그런 척 시무룩해했음 뉴욕에 살면서 서린도 박물관 가본 적 없을 거 같은데 아니 그 안에 계신 분은 첫개장했을 때 어디 기특한 인간애긔들이 어떻게 예쁘게 꾸며놨나 볼까(연서복) 라며 한번쯤 들어갔다와봤을 느낌이라.. 서린이가 인솔용 깃발 같은 거 들고 앞장서고 서현 세건은 쭐래쭐래 따라감 섹션 다 지나가는데도 서현이 입 떡 벌리면서 ㅇ0ㅇ.. 하고 멈춰있어서 세건이 자주 옆구리를 찔러줌 이상하게도 사람 드글드글한 그림 뒤에 셋이 서면 인파가 잊고 있던 일이 생각났다는 듯 다 흩어지는 테서린 매직☆ 좋겠다.. 여튼 기부금 시스템 처음 듣고 그.. 그럼 얼마를 내야하는 거냐 / 나도 몰라 새끼야 를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테서린은 쿨하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고...
미술관 관람하는 내내 서현은 나는 이걸 갖고 싶었던 거야 부수지 않아서 다행이다를 몇 번이나 되뇌었는지 모름 반짝반짝 빛나는 인간 의식의 정수 결정체는 어찌나 부시는지 제대로 눈을 뜨고 있을 수도 없을 지경이어서 몇 걸음 지나가다 넋을 놓고 또 몇 걸음 더 지나가다가 얼을 빼는 형을 서린은 마치 사랑스럽다는 듯 지켜봤고 세건은 못볼 걸 봤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지만 둘을 말리진 않았음 저녁 다 되서야 밖에 나와서 서린이가 어차피 이래 된거 형들 관광객 기분이나 나게 도시 배경으로 사진이나 찍어줄게 하면서 폰카 찍어주는데 서현 : 신남 세건 : 빡치는데 부끄러움 이러케 사진을 찍음 거기다 해가 지는 역광이라 어째 사진이 구려.. 어차피 이왕이니까 너도 찍자 해서 근처 시민한테 부탁하고 셋이 찍는데 우연인지 맨 처음 켜져 있는게 동영상모드.. 포즈 취하고 한 30초간 멈추고 있었는데도 찍혔어요 싸인이 없자 잠시만요 하고 다가간 서린이 다시 카메라를 사진촬영 모드로 바꿔놓는데 서린 서현이는 신나고 세건이는 어색함 리림 둘이 세건이 강제로 어깨동무해서 사진찍는데 사진 다 찍자마다 세건이 어깨동무 뿌리쳐서 벌점을 줄까 하다가.. 참았다는 데 의미를 두기로 함 애들은 발전가능성이 있으니까 벌점 남발하고 그러면 안되는거니까
★벌점 리스트☆ 서린:0 서현:1 세건:4 (변함없음)
얻은 것 : 미술관 티켓(파랑), 34초짜리 동영상, 엽사 3장(역광), 셋이 찍은 사진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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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추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