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린]무간도AU
썰체 주의
한본어 주의
배경은 일단 한국이다조ㅇㅅㅇ 세건이는 형사쟝. 어렸을 적 범죄자한테 가족을 모두 잃고 범죄자들을 잡기 위한 형사가 되었다조ㅇㅅㅇ/ 작은 집 눈칫밥 먹으며 악착같이 들어간 경찰학교에서 범죄자새끼들 다 조져버리고 지옥가야지 하던 세건이를 강력계 송반장님이 이새끼는 형사 안시켜주면 범죄자된다라고 하면서 챙겨주고 키우다시피 했쟝. 미친듯이 훈련한 세건이는 총 잘쏘고 체력 체술 짱짱맨인 형사로 다시 태어났다조.
그 무렵 한국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조. 조직폭력배들 조지면서 들은 소식인데 왠 러시아 갱이 한국에 진출하기 위해 수를 쓰고 있다는 얘기였다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좁고 배타적인 나라에 뭐 볼 거 있다고 처먹으러 오는지 알 수가 없었는 뜬 소문이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무시하기엔 누가 누굴 만났다더라, 자본이 얼마다더라 하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돌아서 그냥 무시할 수는 없는 소문이 되었다조. 이걸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차에 송반장님이 세건이를 불러서 물어보쟝.
덕연 : 야 너 범죄자 조지고 싶다 그랬지.
세건 : .....네
덕연 : 나랑 큰 건 안해볼래?
덕연 : 물론 위험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잘되면..
세건 : 하겠습니다.
당사자가 수락하니 일사천리였다조. 송반장님은 몰랐지만 이건 세건이가 바라 마지않던 순간이였쟝. 세건이는 모든 범죄를 증오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조직폭력배들을 싫어했다조. 세건이네 가족을 죽인 것들도 그런 놈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세건이가 약간의 해킹기술을 동원해 범죄자 데이터베이스를 뒤진 결과 그놈들은 벌써 오래전에 교통사고따위로 세상을 떠버려서 세건에게 복수할 기회는 영영 오지 않게 되었다조.
송반장님이 준 유예기간동안 세건이는 전투기술을 익혔고 사격 연습도 엄청나게 했고 컴퓨터 기술도 갈고 닦았으며 러시아말도 익혔쟝. 그동안 경찰에서는 경찰학교 기록이 없는 새 신분과 위조여건을 준비해줬다조. 세건은 국가 권력에 의해 가족을 모두 잃고 국가를 믿지 못하게 된 반체제주의자가 되었다조. 러시아에는 여행차 왔다가 러시아 갱의 소문을 듣게 되었다,는 게 송반장과 세건이 한 설정이었다조.
러시아로 간 세건은 갱단의 세력권에 가서 일부러 시비를 걸리게 했다조. 새파랗게 어려보이는 동양인이 자기들을 띠꺼운 눈으로 째려본다는 걸 깨달은 조무래기들이 세건에게 덤벼들었고 세건은 그런 조무래기들을 관객을 신경써서 야무지게 잘 패줬쟝. 이 후 신분을 묻는 갱 2인자에게 갱에 들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조. 어디서 그런 기술들을 배웠냐고 물어보길래 군대에서 배웠다고 했더니 약간 동질감같은 걸 느끼는 거 같기도 하고?
여차저차해서 세건은 갱단에 들어가게 되었다조. '늑대'라고 불린다는 이 갱단은 의외로 출신성분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지 다양한 신분과 나이들이 있었쟝. 물론 거의 다 슬라브족들이긴 했지만 나름 대학물 먹은 갱원들도 있었다조.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건 이 조직의 대장이 세건 자신과 연배가 비슷한 청년이었던 것이었다조. 이렇게 다양한 성격의 조직원들을 하나로 통솔하려면 쉽지 않을 텐데 그걸 자기 또래의 청년이 아주 능숙하게 해내고 있었쟝. 마치 이 자리를 위해 태어난 것처럼. 세건은 이것저것 조사당할 것을 대비해 대답을 준비해갔지만 이사카-조직의 대장 이름이라 함-가 물은 건 이름과 조직에 들어오고 싶은 이유 두 가지뿐이었다조.
그렇게 갱원이 된 세건은 조직 내에서 착실하게 공을 쌓아나갔다조. 다른 이들과 달리 전투력과 지능 양면이 뛰어나고 화약을 포함한 무기를 잘 다루는 세건을 이사카는 점점 마음에 들어하게 되었다조. 작전을 설명해도 그 이유를 잘 모르는 블로초프나 어린애들과 달리 세건은 그 앞을 내다보기 때문에 대화가 통하고 더 큰 도움이 되었쟝. 어렸을 때부터 같이 지내던 갱단과 달리 세건은 자기 말을 고분고분하게 듣지 않는다는 점도 이사카는 마음에 들었다조. 말하자면 악우같은 느낌? 세건은 이사카에게 완전히 마음을 놓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 놈이 총질이나 하고 다니고 참 아깝게 산다고 생각하게 되쟝.
참고로 세건이가 갱단에게 처음 인정받게 된 계기는 플랙스 메디칼 러시아지부 테러였쟝. 말이 의료회사지 사실은 유럽계 마피아 '뱀'의 검은 돈 세탁 수단인데다 국가 경제를 쥐고 좋을 데로 흔드는 못되처먹은 흡혈귀 회사 건물에 폭탄 쳐넣고 1층부터 최상층까지 시원하게 터트린 세건은 할 수만 있다면 한국 지부도 터트리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형사인 이상 지금은 힘들지 않을까시라.. 여튼 이 사건으로 세건이는 '이새끼는 진짜 미친새끼'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을 받게 되쟝.
여튼 이사카랑 세건은 가끔 얼굴 맞대고 식사도 할 정도로 친해지는데 평소 이사카는 놀라울 정도로 잔인하고 호쾌하지만 가끔.. 달을 보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조. 행선지를 말하지 않고 쑥 사라지는 일도 몇 번 있었고. 혹시 뭘 꾸미고 있는 건 아닌지 이사카의 약점이라도 잡을 수 있을지 생각해서 그를 미행한 세건은 잠깐 한눈 판 사이 이사카를 놓치게 되었다조. 그리고 서둘러 쫓아가는 길에 누구랑 부딪치쟝.
??? : 괜찮아요?
세건 : 상관하지 말고 저리 비켜..
세건 : ....!?
세건 : 보스?
??? : 예?
세건은 눈을 의심했다조. 머리색이나 분위기는 다르지만 분명 이사카와 똑같은 얼굴이었쟝. 방금까지 이사카를 쫓던 길이 아니었다면, 판초우의를 걸친 뒷모습을 기억해내지 못했었다면 그 사이 보스가 변장이라도 하고 자기를 놀리는 거라고 생각했을 거쟝. 하지만 눈 앞의 청년은 옷차림도 달랐고 무엇보다 이사카와 동일인물이라는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았음. 이렇게 닮았는데도 이상한 일이지. 세건은 사람을 잘못 본 모양이라며 얼버무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주변에 널려있는 짐들을 발견했쟝. 구멍가게에서 취급할 만한 잡동사니들이 자기 주변에 정신없이 널려있었쟝. 아마 청년의 짐인 듯 했쟝.
따지고 보면 세건이 급하게 달려가다가 부딪친 거고 자기 짐이 길바닥에 구르고 진창에 빠졌는데도 화도 내지 않고 자기를 챙기는 청년을 보고 세건은 왠지 부끄러워졌다조. 지금은 조직일 하고 있지만 어쨌든 세건의 본질은 범죄자가 아니라 형산데 그새 인간다운 것에서 멀어졌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조. 애초에 자기가 그렇게 인간답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세건은 청년의 짐을 같이 주워줌. 진흙에 젖어 반은 못쓸 거 같은데. 청년은 고맙다며 밝게 웃쟝.
다음 날 세건은 청년을 만났던 장소로 다시 찾아가쟝. 근처를 수소문해보니 역시 그 주변 작은 잡화점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이었다조. 어제 일을 변상하겠다며 돈을 내밀자 청년은 상당히 빈곤한 처지인지 잠깐 혹하는 듯 했지만 물건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그냥 돈을 받을 순 없다고 했쟝. 그 대신 물건을 사달라고 했다조. 가게를 둘러본 세건이 적당히 몇 개를 골랐지만 청년은 그것 가지고 턱도 없다며 자기 멋대로 이것저것을 챙겨넣어주쟝. 잘 보니 정확히 세건이 준 액수만큼 물건을 챙겨줄 생각인 거 같아 세건은 왠지 씁쓸해졌다조. 가게도 낡았고 보나마나 장사도 잘 되지 않을 텐데 그에 굴하지 않고 성실하게 사는 청년을 보고 자기 처지를 되돌아봤기 때문이쟝.
청년 : 이거랑 이거랑..
청년 : 아 이거!
청년 : 형씨 이거.. 굉장히 좋은 거에요. (엄지척)
세건 : ....?
자기 생각에 빠져서 뭣도 모르고 청년이 챙겨준 대로 받았던 세건은 집에 돌아가서 짐을 풀다말고 기겁했다조. 청년이 챙겨준건.. 러시아산 빨간책이었기 때문이쟝. 빨간 책이라지만 살색만 잔뜩 나오는 그런 책이었다조.
세건 : 이봐 너 이거 대체..
청년 : 아, 그거 봤어요?
청년 : 어때요 괜찮죠? 좀 오래되긴 했지만 보존 상태도 굉장히 좋고..
세건 : 필요 없어.
청년 : !
청년 : 아 혹시.. 그쪽 취향이에요?
청년 : 이걸 어쩌나.. 우리 가게엔 그런 쪽은 없어서.. 나중에 하나 구해놓을까요?
세건 :
정말 믿을 수가 없군! 이게 바로 본투비 러시아 섹드립인가? 슬라브족의 위엄? 눈 앞에서 그런 취향 운운하며 눈을 찡긋하던 청년에게 손에 든 잡지를 집어던지고 뛰쳐나온 세건은 숨을 씩씩거렸어. 바로 눈앞에서 폭탄이 터져도 눈 하나 깜짝 않던 세건인데 저 청년이랑만 있으면 페이스를 잃어가는 느낌이야. 등 뒤에서 즐거워하는 청년의 '또 오세요!' 인사가 들려. 대체 뭐야. 뭔데 저렇게 붙임성이 좋은 건데?
미행 건은 자칫하면 첩자 신분이 노출될 수도 있었던 터라 세건은 놀라면서도 긴장했지만 이사카가 맡긴 일은 간단했다조. '신분을 드러내지 말고 롯시니를 지켜보라'는 것이었다조. 신분을? 하고 되묻는 세건에게 이사카는 얼굴을 찌푸리고 웃으며 '그 녀석은 폭력을 싫어한다'고 답했쟝. 넌 묘하게 그 녀석이 따르는 거 같기도 하고 말이야. 알 수없는 말이었지만 미행 건을 덮어준다는데, 더군다나 롯시니 곁에 있으면 이사카에 대한 정보를 더 캐낼 수 있을지도 모르고 여러가지로 아쉬울 것 없던 세건은 이사카의 명령을 수락하쟝.
그 후론 드물게 평온한 날들이 이어졌다조. 요즘 들어 좀 널널해진 조직 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롯시니의 잡화점에 들러 자잘한 물건을 사서 돌아가는 것이 보통 세건의 일과였다조. 롯시니는 이 새 단골손님이 올 때마다 반가워했고 내친 김에 이상한 물건을 사라고 권유하며 농담을 주고 받았쟝. 이사카도 안그러더니 구역 내 가게에 박스로 들여놓는 거 놔두고 라이터를 사와라 싸구려 컵을 사와라 지시하며 똘마니도 안시켜먹을 일에 세건을 시켜먹었다조. 물론 그 물건들은 모두 롯시니의 잡화점에 있는 것들이었쟝.
그렇게 어느 정도 세건과 롯시니가 친해졌을 무렵 세건이 지나가는 말로 언뜻 물었다조. 가족이나 형제나 그런 거 없냐고. 롯시니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꺼냈쟝.
롯시니 : 저 사실.. 형제가 있어요.
세건 : 형 말이냐?
롯시니 : ? 아뇨. 동생이에요. 여동생.
세건 : ...?
롯시니 : 내가 반은 한국인이라는 거 형한텐 말 안했었죠?
롯시니는 담담하게 얘기했다조. 러시아 창녀와 장기출장 온 한국인 회사원 사이에서 태어난 것, 돈을 뜯어내려던 어머니가 협박이 통하지 않자 아버지에게 그를 떠넘기고 도망친 것, 그런 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간 아버지가 비난 받고 외면받으면서 가족에게 보상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과로로 쓰러진 것, 아버지가 죽자 다시 러시아로 보내진 것, 닥치는대로 일하며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지금 가게를 맡게 된 것.. 롯시니는 작은 종이를 보여줌. 스티커 사진. 모서리 하나 닳지 않았지만 싸구려 잉크가 날아가 희뿌옇게 보이는 사진 속에 사이 좋아보이는 어린 남매가 브이를 그리며 웃고 있었다조.
롯시니 : 사실 저 형 처음 만났을 때 엄청 반가웠어요.
세건 : ?
롯시니 : 형 나랑 부딪쳤을 때 한국어로 욕했어요. 알아요?
세건 : ....
롯시니 : 욕 듣고 기분 좋다니 어째 이상한데.. 여긴 한국인이 별로 없으니까 가족 생각이 나더라구요.
세건은 뭐라 말할 수 없는 심정이 되었다조. 롯시니는 저렇게 말하지만 그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은 거의 없을 거였음. 러시아에 별다른 연고가 남은 것도 아닌데 아버지 죽자마자 다시 러시아로 보내질 정도면 그 집에서의 대우가 어땠을지 빤히 보이쟝. 그랬는데도 롯시니는 한국의 가족이 그립다며 다 바랜 스티커사진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조. 가족이 모두 죽었을 때도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던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인간이쟝.
마치 쓴 걸 입에 문 것같은 세건의 표정을 오해한 서린은 역시 이상하죠? 라며 웃었다조. 거기서 산 날은 여기서 산 날들의 반의 반도 안되는데 지금도 한국에 돌아가는 꿈을 꿔요. 돈을 많이 벌어서 내가 이렇게 잘 컸노라고, 창녀의 자식이었던 나도 이렇게 잘 살게 되었다고 큰소리쳐주고 싶어요. 이제껏 동생.. 영은이 생일선물 한번 제대로 못해줬는데, 좋아하는 거 맛있는 거 사주고 싶어요. 뭐 그 집은 부자라 내가 안해줘도 되겠지만. 정신없이 떠드는 롯시니를 세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들었다조.
가끔 목소리가 떨리긴 했지만 롯시니는 울지 않았다조. 세건은 이사카 말이 맞다고 생각하쟝. 유약해보이고 세상 물정 모르는 것처럼 굴지만 롯시니는 결코 약하지 않쟝. 오히려 약한 건 자신이었다조. 자신에 대한 증오를 범죄에 대한 증오로 바꿔서 살아가고 있는 자신. 결국 증오를 위해 그토록 싫어하던 범죄에 몸을 담그면서 살게 되었지. 세건은 자기도 모르게 손을 들어 롯시니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쟝. 나같으면 다시 찾아가서 가족이고 뭐고 엎어버렸을 거라고 말하면서. 롯시니는 말도 안된다며 웃음을 터트렸다조.
롯시니 : 서린이에요. 내 한국 이름.
롯시니 : 형은 날 서린이라고 불러주면 안되요?
세건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롯시니는 대답을 들은 것처럼 웃었다조. 형은 이상해요. 서린이 말했쟝. 엄청 까칠한테 사실은 되게 착하다니깐. 세건은 놀리지 말라며 서린이 머리를 살짝 쥐어박았다조.
서린의 가족에 대해서 들었지만 여전히 이사카와 서린의 관계는 의문으로 남았다조. 이사카 말로는 둘은 쌍둥이라고 하는데 서린의 이야기에선 이사카의 존재가 쏙 빠져있었쟝. 마치 그 부분만 일부러 지우기라도 한 듯이. 무엇보다도 이사카의 서린에 대한 친근감 넘치는 태도와 그런 형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듯한 서린의 태도 사이의 괴리가 세건의 마음에 걸렸다조. 잘하면 이사카의 약점을 찾은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서린 개인에 대한 호기심이 뒤섞여 묘한 감정을 만들어냈다조.
롯시니가 서린이 된 이후에도 세건은 서린의 가게를 찾았쟝. 이제까지 세건은 서린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었다조. 서린은 생각보다 힘이 상당하쟝. 맥주가 가득 든 박스 두 세개도 한번에 가뿐히 옮길 정도다조. 물론 이사카는 그거보다 더하지만. 그리고 그렇게 힘이 센 데에 반해 폭력을 싫어하쟝. 가게 앞에서 아이에게 찝적대던 폭력배를 집어던진 적도 있다조.
갱단 동료들 사이에서도 넌 도통 갱단 같지가 않다/속은 미친 짐승(비스트)이지만 라고 했던 평과 달리 세건은 서린이 자기 일을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쟝. 서린은 어리숙해보여도 눈치가 상당히 빠르고 세건도 딱히 변장하고 오는 건 아니기 때문이쟝(물론 화약냄새나 피 냄새 등은 떨구고 오려고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서린이 지나가는 말로 던졌을 땐 깜짝 놀랐다조.
서린 : 형 지금 하는 일 재밌어요?
세건 : ....
서린 : 재밌다면 할 말 없지만..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거 같은데 다른 일 찾아보면 어때요? 형은 머리 좋아서 뭐든 할껄.
세건 : 좋아하는 일만 하고 어떻게 사냐.
서린 : 그럼 안좋아하는 일 하고 어떻게 살아요? 안그래도 힘든데!
의외로 정색을 하며 덤비는 서린을 (세건 기준으로) 안아프게 건드린 세건은 고개를 저었쟝. 범죄는 죽도록 싫다. 그래서 세건은 범죄를 없애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쟝. 갱원들은 모두 범죄자지만 그들을 죽이는 건 살인이 맞지. 자신을 위험에 내던지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죄를 추적하는 것. 그것만이 아무도 벌 줄 사람없는 자신에게, 자신이 내릴 수 있는 벌이다조.
그러기 위해서는 네 비밀을 캐내고 널 약점 삼아 이사카를 공격해야 해. 그 과정에서 과연 서린이 온전하게 남을 수 있을지, 그래서 서린이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한국에 돌아가 여동생에게 커다란 곰인형을 안겨준다는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세건은 보장할 수 없었다조. 이것도 벌일까? 형. 가족을 외면하고 스스로의 증오에 몸을 던진 벌이 이렇게 나타나는 걸까?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물음을 허공에 던지자 서린이 다 이해한다는 듯 기분나쁘게 웃었다조.
서린 : 형 뭐에요 설마..
서린 : 저번에 그 책 필요해요?
서린 : 에이, 그럼 말을 하지. 왜 거기 가서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세건 : ...뭐?
서린 : 그 책 거기 안두고 다른 데 놔뒀어요. 금방 가지고 올게요!
세건 : 얌마!
나중에 이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