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린]창월 이후 이사카 재활썰
썰체&대본체 주의
창월 마지막
IF 설정 주의
음 일단.. 서린이 안에 있던 게 고든을 묶을 죽음에 대한 열망이 아니라 수정펀치라는 것부터 시작할까?
릴리쓰는 실효가 증명되지 않은 흡혈귀들의 제왕 세대교체에는 관심이 없었고 고든은 중간에 미치긴 했지만 그럭저럭 통치 잘 했고 무엇보다도 천년 이상을 별 문제없이 일 잘했으니까 부품만 좀 바꿔주면 또 몇 천년을 그렇게 살 수 있으리라 판단했겠지. 그래서 서린의 몸을 차지하려던 고든이 서린 안에 있는 수정펀치를 처맞고 여기 어디? 나 흡혈귀의 제왕.. 뱀파이어들을 지켜줘야지! 로 다시 돌아오게 됨. 서린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사악한 욕망에 차 있던 마법사가 펀치 좀 쳐맞았다고 다시 고결하고 위대한 흡혈귀들의 지배자로 돌아오는 것에 약간은 환멸을 느꼈지만 - 대체 릴리쓰의 안배는 뭐란 말인가 -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라 제 말이 그말이지말입니다 제왕님 짱짱맨으로 퉁치고 같이 엘리베이터탐. 천년 전의 정신으로 돌아온 고든은 갑자기 늙어버린 자기 몸에 탄식을 금치 못했지만 그 동안 지은 죄의 댓가려니 하고 받아들이지. 그리고 그 상태에서 뛰어들어온 이사카는..
고든 : 이건 모두 내 부덕의 소치지. 어린 리림이여, 나를 일깨워줘서 고맙네
서린 : ㅎㅎ
이사카 : ?????? 씨발?????
자기 손에 걸리면 똑하고 부러져 흩날릴 노인네의 모가지를 꺾으려고 날뛰었지만 동생의 방해(보다는 너무 어이없어서 손이 안나감)으로 그만 두게 되고 나중에 비스트 올라왔을 때 손가락 빨고 구경했던가..
그 다음 타자로 올라온 한세건도 변한 고든을 보고 존나 짜증을 냈지만 고든이 그마저도 이건 월야의 슬픈 산물이네 어쩌네 하면서 한세건을 동정하지. 한세건 존나 살기 싫었을 거 같다ㅋㅋㅋㅋㅋㅋㅋ 비스트 입장에서는 어느샌가 흡혈귀 제왕의 수족이 된 거 같은 서린이 옆에서 형 하지 마요 고든도 힘들었대요 따위를 지껄이며 끼어들어오는 상황이 짜증나고 거기에 너 가여운 존재여 다 이해한다 난 자애로운 제왕이닊깐을 설파하는 고든이라는 혼파망을 견딜 수 없어 이번에야말로 자살을 결심했으나 뭐.. 나중에는 서린이 세건 형 살려주세요 내가 이 정도는 요구할 수 있지 않나요? 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으며 고든 마법에 묶인채로 기절 밖에 더 했겠나.. 여튼 이런저런 과정으로 서린과 한세건의 사이엔 깊은 골이 패게 되지만 그건 나중 얘기.
고든은 자기를 일깨워준 서린에 대한 감사.. 와 이사카에 대한 존중.. 의 의미로 서린에게 이제 어떻게 하고 싶냐고 물어보는데 서린이 대뜸 우리 형한테 호적 줘서 한국으로 보내주세요! 서울로! 내 가족에게! 라고 외쳐서 아직까지도 데꿀멍 상태였던 이사카는 ??? 하면서 뭐라 말하기도 전에 고든이 ㅇㅋ하고 접수해버림. 비행기 기다리면서 이사카가 서린한테 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고 물어봐도 서린은 좋은게 좋은 거 아님? 이런 반응이고 섬세한 형아는 힘들다.. 동생 멘탈이 월야 제일이었나노니..
만일 이때 서린이 이사카를 내버려두고 갔다면 이사카는 벨라루스가 아니라 서울 지하철 역에서 보드카를 물처럼 빨며 폐인짓거리를 했겠지만 서린은 절망과 무기력에 빠진 이사카를 끌고 무사히 택시를 타는데 성공함. 후에 조반니 부하가 감금하고 있던 서린의 아버지도 풀려나면서 두 부자는 감격의 상봉을 하게 되지만 그것도 다음 이야기고.. 여튼 서린은 이사카에게 같이 살자고 함. 이사카는 기가 차다는 반응을 보임.
이사카 : 웃기는군
이사카 : 평범하게 인간처럼 살고 싶은 게 아니었어?
서린 : 응. 한국에서 가족과 평범하게 살고 싶었어.
이사카 : 그럼 ㅇ
서린 : 그래서야.
이제 와서 욕구니 필요니를 따지고 싶은 건 아님. 그 쪽은 이사카 안에서 어느정도 단락을 지었던 것이니까. 자신의 경우와 비교하면 우습지도 않은 이야기지만 이사카는 한국에서 롯시니가 살아온 삶이 자신의 생각만큼 평탄하고 안온했던 것이 아님을 알고 있음. 굳이 예지를 통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음. 한국은 국제 결혼이나 혼혈에 인식이 좋지 않고 거기다 사생아까지 끼얹으면 뭐.. 말 다한 거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시니는 사랑받았음. 사랑받고 자란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오만. 그게 롯시니의 내면에 존재함. 그게 이사카를 안심시키고 또 배알을 뒤틀리게 함.
난 둘이 알바나 하러 댕기고 밥이나 지어먹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 같은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여튼 서린이 제안했고 이사카가 거절하지 않았으니 서린은 약 삼일간 부지런히 복덕방을 뒤져서 남자 둘이 그럭저럭 인간 흉내내면서 살 수 있는 투룸을 빌렸음. 한국으로 돌아온 아버지와 함께 사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이사카의 존재가 마음에 걸렸을 거라 생각함. 아버지가 대학은 가라고 했으니까 그 핑계로 대학 근처로 방 잡았을 거 같은데 이사카도 서린도 이렇다 할 짐이나 가구 따위가 없었으니 처음 둘이 들어간 방은 말 그대로 잠이나 잘 수 있는 휑뎅그렁한 공간이었을 거임.
근데 서린이네 빚은 다 갚았던가? 아버지 남미로 뜨고 상속포기했던 거 같은데.. 무고한 사람을 납치감금했던 사죄로 조반니 사장님이 보상금 준 것도 있고 이제 아예 자애와 적선의 화신이 된 거 같은 고든 아낙스의 덕도 좀 봤다고 하자. 그렇게 빚을 청산한 서린의 아버지는 작은 중소기업을 차렸고 서린이 통장에는 매달 그럭저럭 국립대 다니면서 빠듯하게 먹고 살만한 액수가 입금되었음. 물론 한 사람 분량의. 늘 낙천적인 서린조차 아버지에게 저 사실 쌍둥이형이 있었어요ㅎㅎㅎ 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사카의 존재를 아직 밝히지는 않았음. 아직이라는 단서조항이 붙은 이유는 이후에 나오겠지만..
서린은 이사카와 함께 대학에 다니고 싶어했음. 물론 이사카는 반대함. 이제 와서 뭘 배우기 같잖다는 이유였음. 아닌게 아니라 처음부터 어둠의 세계를 걸어온 이사카는 물론이고 서린조차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이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진 않았음. 다만 서린이 이사카와 하고 싶었던 건 일상적인 생활이었음.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고 아르바이트하고 그런 거. 둘은 그걸로도 또 몇날몇일을 부딪쳤지만 늘상 그렇듯 서린이 이겼음. 없는 눈물까지 찍어가며 너랑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백악관에 ICBM도 박으려했던 형이 고작 학교가기가 무서워서 이렇게 고집부리는 게 마음이 아프다고 깨방정을 떠는 서린 앞에서 서현은 치를 떨며 수능을 볼 것과 소중한 동생의 척주를 곱게 반으로 접어줄 것을 맹세했음.
~그리하여 서린의 이사카 갱생시키기가 시작되었다~
일단 서린은 이사카에게 따스한 노동의 참맛을 쬐끔만 맛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김성희에게 부탁함. 그나마 이사카의 사정을 잘 이해해줄 것 같다는 게 이유였음 왜냐면 이사카가 수틀리면 걍 사장님 모가지를 비틀어버리고 올지도 모르므로.. 김성희는 의외로 서린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임.
성희 : 그런데 가게 사정이 그리 좋지 않아서 최저시급밖에 보장 못해. 그래도 괜찮겠니?
서린 : 넵
그리하여 당사자를 배제한 희대의 악덕 고용계약이 성립됨. 가끔 특급 테러범이 가게에 출몰할지도 몰라서 최저시급보다 더 깎음. 이사카는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어..
그리고 서린은 이사카에게 고향의 맛도 보여주고 싶었음. 맨날 패스트푸드만 처먹고 말이야. 그래서 만든 것이 된장찌개와 김치인 것이다. 두유 노 킴치? 물론 김치와 된장찌개에서 고향을 느끼지 못하는 이사카는 존나 질색팔색을 하고 도망감.
이사카 : 너..
이사카 : 날 독살할 생각이냐?
서린 : ????
그제서야 서린은 뭔가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음. 그날 저녁 식탁 위에서 구수한 냄새를 내며 끓고 있는 된장찌개와 잘 익어 새콤달콤한 김치를 뒤로 하고 서현이 선택한 것은 빅맥과 감자튀김이었음.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행복해보이는 이사카를 보면서 서린은 설욕을 다짐함.
그러고보니 서린이도 알바를 하긴 할 텐데.. 택배 상하차같은 거 하면 딱이지 않나 싶다. 힘도 잘 쓰겠다 돈도 빠방하게 주겠다 굿 ㅇㅅㅇb 매일 진상에게 시원한 핫초코와 빙수 데운 것을 주문받는 이사카가 서린이 근무 환경 보고 겁나 부러워하겠지..
이사카 : 그럼 너네는 손님이 뭐뭐 달라고 안해?
서린 : ㅇㅇ
이사카 : (딥빡침) 뭐야 왜 너만 쉬운 거함?
서린 : 누군가는 돈을 벌어야 하니까?
이사카 :
이사카는 한국 물가가 말도 안되게 높다고 생각했지만 + 틀린 사실은 아니지만 무엇보다도 이사카의 시급이 너무 적었던 것이다.. 하루종일 일해서 카페에서 파는 식사 메뉴도 못 사먹는 슬픔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