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체 주의
광월 끝나고 서린, 서현이 중고차 파는 AU
신+구광 설정 짬뽕
세건은 콘크리트로 발린 넓은 마당에 천천히 오토바이를 세웠음 왠만한 아파트 한 동 주차장만한 공간에는 서현이 이동용으로 쓰는 자전거 한 대랑 영업 뛸 때 사용하는 커다란 트럭자리에 대신 놓아둔 삼각콘 외에 다른 건 없어서 휑해보였지만 사실은 서현의 중고차 장사가 꽤 잘 된다는 걸 세건은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 있었음 이제는 오히려 헌터 일이 부업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할까. 어차피 한국에는 이제 그럴싸한 흡혈귀며 월야의 존재들이 남아있지 않음 이제 슬슬 여길 떠야하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세건은 당장 이 곳을 뜰 마음이 없음 세건은 오토바이키를 손 안에서 굴리면서 저 앞에 있는 건물로 걸어감 세건의 뒤로 검은 탐랑이 희미하게 모습을 비쳤다가 사라짐
조립식 콘테이너로 지어진 건물의 문을 활짝 열자 익숙한 얼굴이 형 왔어요? 하면서 반겼음 긴 머리를 위로 질끈 묶어올린 서린이 방금까지 바닥을 쓸고 있었던 거 같은 빗자루를 들고 세건을 마중나옴 뒤에서 컴퓨터를 두들기고 있던 서현이 이쪽을 힐끗 보더니 별 다른 말 없이 다시 모니터로 얼굴을 묻었고 세건은 그 쪽이나 서린에게 별 다른 대꾸를 하지 않고 손을 내밀었음. 전에 말했던 부품 내놔. 서현은 잠시 손을 멈추고 세건이 주문한 부품이 얼마나 희귀한 것인지 구하느라 자기가 얼마나 애를 썼는지를 불평처럼 늘어놓았고 세건은 그런 서현을 무시하고 손을 내밀었음. 내놔. 짜증스럽게 머리를 벅벅 긁던 서현이 손가락으로 책상 옆 꾸러미를 가리킨 후 다시 컴퓨터와 씨름하기 시작함. 평소같으면 빈정거린다던지 물리적 시비를 턴다든지 하면서 시간을 끌었을텐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급한 건가 봄. 그런 서현을 보면서 서린이 웃으며 그럼 내가 할게 함 서현은 잠시 그런 서린을 보다가 뭐 그래라.. 하는 방법 알지? 라 함 당연하다며 호언장담한 서린을 앞세우고 세건은 자기 오토바이로 걸어갔음
오토바이 옆에 부품을 담은 꾸러미를 내려놓은 서린은 오토바이와 부품을 주의깊게 보면서 해체와 조립을 시작함. 세건은 그 뒤에 팔짱을 끼고 구경함. 등 뒤에 따갑게 내리꽃히던 햇빛을 세건의 긴 그림자가 가리자 서린은 고맙다고 하려고 했다가, 또 세건이 모른 척 할 것이 뻔해서 그만 두려고 했다가- "고마워요." 함 세건은 예상대로 뭐가? 라며 눈썹을 끌어올렸음. 서린은 다시 부품 조립에 열중함 세건에게는 별 것 아닌 일일지도 모르지만 조립이 길어지면 지금 서린의 몸 상태로 견디기 좀 힘들었을지도 모름.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는 서린을 보며 세건은 생각에 잠김. 아담카드몬의 술수에 마음이 꺾인 그들 셋을 구하러 온 건 서린이었음. 서린은 아담카드몬의 호의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홀로 아인소프오울의 발동을 막아냈음 그 부작용으로 서린 안의 뱀파이어와 라이칸스로프의 균형이 깨졌고 이제 서린은 완전한 뱀파이어도, 라이칸스로프도 그렇다고 인간은 더더욱 아닌 불안정한 상태임. 여기까지 생각한 세건은 서린이 오토바이 위를 톡톡 두르리며 "다 됐어요"하는 말에 상념에서 깨어남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세건이 놀란 듯한 표정을 짓자 서린이 장난끼있게 웃으면서 짠! 함. 예전에 같이 살 때 가끔 세건의 오토바이를 끌고 나가긴 했지만 서린 자신은 오토바이에 별 관심이 없었고 수리 일을 배운지도 얼마 안됐는데 손재주가 좋아서 그런지 배우는게 빠름. 서린이 기름투성이가 된 손을 탁탁 털며 일어서자 길게 묶은 머리카락이 주인을 따라오며 살랑였음
세건과 한참 으릉대던 서현은 세건의 오토바이 옆에 앉아 동생이 해놓은 일의 결과를 봤음 썩 괜찮음 지금 마음같아서야 이거 조립이 잘못되서 탑승자가 4차선 도로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트럭에 갈려도 명이 이거밖에 안되려니 아까운 인재를 잃었군(서운) 이 정도겠지만 그렇게 되면 장사 신용 문제도 있고 동생 하는 일 뒤 봐주는 건 형의 천명이라서.. 서현은 다시 한번 세건의 오토바이 정비를 해줌 어차피 서린이 실수했어도 오토바이마니아 한세건이 알아서 잘 고쳐썼겠지만. 여튼 잘했다. 서린의 등을 살짝 두드린 서현은 동생 상태를 보며 이제 슬슬 가게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함 세건은 아까부터 계속 팔짱끼고 서린서현이 하는 걸 보고 있다가 정비가 끝나자 바로 계산하겠다고 했는데 서현이 현금으로 주지 말고 계좌로 바로 쏴달라고 말하자 표정이 썩음 아무래도 계산 핑계를 대고 가게로 따라 들어오려고 했던 거 같은데 평소같으면 어이구 비스트 서툰 체리새끼ㅎ 하면서 들여보냈겠지만.. 아까 뭐가 어째? 머리를 잘라? 서현은 마음이 곱게 써지지 않았음 서현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는지 잠시 움찔한 세건은 곧바로 통장우회의 위험성과 돈 세탁의 번거로움 현금의 유용성을 마치 준비해온 것처럼 내질렀고 서현은 배알이 꼴렸지만 문명 사회는 손님이 왕이라며 형 재활이 덜 됐구나? 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는 동생 때문에 참기로 함. 이렇게 햇빛 짱짱한 곳에서 이 이상 실랑이하며 쟬 놔두고 싶지도 않았고.
세건이 건네준 돈뭉치를 서현이 비닐 스포츠백에 아무렇게나 쑤셔넣는 걸 보고 세건은 얼굴을 찌푸렸음 그런데다 보관하냐? 요새 금고 괜찮은 거 많다 하나 사라 궁상떨지 말고ㅡㅡ 서현은 어차피 이건 잠깐 보관하는 거고 이따 알아서 처리할 거라며 운반에는 이게 더 편하다고 함. 하긴 저놈들이 돈을 비닐백에 쳐넣든 탁자에 잘 보이게 떡하니 쌓아놓든 여기서 저 돈을 훔쳐갈 수 있는 놈들이 몇이나 되겠어 가져온 돈까지 털리지 않으면 다행이지.. 가벼운 실소를 치며 세건은 주변을 둘러봄 부품 조립하던 그 잠깐 사이에 지쳤는지 이런 사무실에 어울리지 않는 푹신한 고급의자 등받이에 기댄 서린이 천천히 물을 마시고 있음 세건은 자리에서 일어남 오히려 서린이 형 차라도 한잔 하고 가여 라고 잡았지만 세건은 갈 데가 있다며 그냥 나감
가게를 나서는 뒷모습을 보며 서린이 세건 형 요새도 거칠게 사나봐? 매번 부품 갈려오네 저번에도 이거랑 비슷한 거 갈았었는데.. 서현은 피식 웃음 부품은 뭔 부품이야 저놈이 바꾸고 남은 부품으로만 해도 괜찮은 중고 오토바이를 하나 더 만들 수 있는데ㅋㅋㅋ 세건이 아무리 얼리어답터끼가 있다고 해도 이 정도면 병이지 상사병(연서복) 야 한세건 내가 중고차 부품 안팔고 옷 장사 이런거 했으면 어쩔 뻔했냐 매번 핑계댈 꺼리 없어서ㅋㅋ 서현이 자꾸 피식피식 웃자 뭣도 모르는 서린은 형 그 감각으로 옷장사라니 끔찍하다며 진저리를 침
아까 하던 일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루스킨은 지방으로 배달갔으니까 한참 걸려야 올꺼고.. 서현은 다시 일어서서 대걸레를 잡기 시작한 동생을 바라봄 혼자 놔두기 그래서 데리고 왔긴 하지만 서린은 기본적으로 성실함 보통 인간보다 훨씬 힘도 세고 문명 사회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청소나 정리 빨래 요리에도 소질이 있음 거기다 테트라 아낙스로 살았던 기간도 있어서 서현 자신보다 손님을 더 잘 다루기도 하고. 서현이 가져오는 물건들이 좋기도 하지만 슬슬 서린의 싹싹함을 보고 들르는 손님들도 있을 정도니.. 자기가 전장에서 굴렀던 것만큼 서린도 문명사회의 밑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런 걸 배워왔을 거임 그래놓고 남은 건 만신창이 몸뚱아리 하나라니 아 개같은 운명이여. 그래도 여기서 이렇게 평화롭게 차 팔고 가끔 양아치들 등쳐먹으면서 살 수 있는 건 어떤 의미에서 축복인 거 같기도 함.
서현이 생각에 잠기는 와중에도 무음설정해놓은 서현의 핸드폰 액정은 벌써 몇번이나 반짝거리고 있었음 얼마 전 근처 주먹들 계보에 변동이 있었는지 왠 낯선 놈들이 갑자기 사무실로 쳐들어와서 자릿세징수권을 주장하길래 서현이 몸소 살살 매만져줬는데 그 과정에서 어찌어찌 일이 꼬이다보니 서현이 그들의 히트맨? 존나 쎈 아는 형님? 같은 위치가 되버린 거 같음 아니 왜? 여튼 개업한지 일년이 넘어가는 사무실에 이제와서 기십만원자리 화환(궁서체로 '개업축하' 'ㅇㅇㅇㅇ가족 일동'이라고 적힌)을 보내오는 건 그렇다치고 구역 내에 무슨 문제라도 있을라치면 이렇게 전화를 해대니 이게 아무리 장사용으로만 쓰는 핸드폰이지만 귀찮은 건 똑같음. 거기다 이 일 관련해서 루스킨이랑 서린한테 아무데나 전화번호 박힌 명함 뿌리지 말라고 실컷 쿠사리를 먹었던 터라 불만은 더함. 아니 그럼 영업맨이 명함 안 뿌리고 악수나 하고 다니리? 서현은 억울했음. 수신거부를 해버리면 그만이지만 번호차단을 해도 이것들이 또 다른 똘마니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다는게 또 귀찮은 점이고- 모르고 받은 첫 통화에서 '괴물이 나왔다'는 말도 마음에 걸림 하지만 서현이 자리를 뜰 수 없는 게, 점심 때 지나고 올 예정인 손님들은 그룹사냥하는 헌터들임. 세건같은 진마사냥꾼도 아니고 몰려다니며 피 뽑아서 갖다 파는 놈들이니 별 볼일 없는 작자들이지만 서린 혼자서 접대하게 두긴 껄끄러움.
경찰청 인트라넷을 까뒤집어봐도 조직간 항쟁이 있다는 얘기는 없었는데. 하긴 단순한 깡패들간 주먹다짐이었다면 이렇게 전화기에 불이 날 이유는 없음. 이건 일이 나도 난거임. 설상가상으로 문자 그대로 불이나게 반짝이던 핸드폰이 거짓말처럼 조용해졌음. 이거 더 불안함. 전화할 수 있는 놈들 다 뒤진 거 아닌가? 머리를 벅벅 긁는 서현을 보고 서린은 어깨를 으쓱함. "그렇게 신경 쓰이면 다녀와" "? 넌 어쩌게" "난 여기서 손님 맞아야지" 당연하다는 듯 대꾸하는 동생을 보고 서현은 조금 분통이 터졌지만 자기가 생각해도 여기 가만히 앉아있는 건 좀 아님. 아무리 죄없는 사람들 등쳐먹고 후리고 다니는 깡패라도 죽게 놔두긴 찜찜함. 패도 내가 패서 반죽음을 놓으면 놨지.. 서현은 사무실에 걸어둔 가벼운 마법 몇 개를 다시 점검한 후 서린에게 핸드폰을 쥐어줌 "내 번호 알지? 뭔 일 나면 꼭 전화해라" "괜찮다니까 형은 걱정이 너무 많아." 남의 마음도 모르는 동생이 천연덕스럽게 대꾸함.
가는 길에 서현은 한세건한테 전화를 걸었지만 안받았고 그나마 알고 있는 헌터들에게 전화를 돌릴까 하다가 관둠 애초에 커럽티드는 헌터들의 관심사가 아님 피도 뽑아 팔 수도 없고 대낮에 저렇게 활개치는 걸 막자고 총화기를 썼다간 금방 경찰에 걸리게 됨. 서현이 이렇게 나서는 것도 서현 개인의 양심일 뿐이고.. 일단 되도록 빨리 처리하고 돌아온다, 를 목표로 잡은 서현이 특수 제작한 자전거를 타고 질주함.
혼자 남은 서린은 의자 등받이에서 일어나서 기지개를 쭉 폄. 확실히 서현은 잔걱정이 많음. 물론 지금 자신의 상황이 썩 좋지 않다는 건 누구보다도 서린 자신이 잘 알지만 아무리 그래도 잔챙이 헌터들한테 쩔쩔맬 정도는 아님. 아담카드몬이 발동한 아인 소프 오울은 불완전했음 애초에 그만한 마법을 발동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그걸 벌기 위해 진마들을 차단하고 자신의 형과 세건, 실베스테르를 이공간에 가둬서 농락한 것이었으니까. 서린이 당도한 시점은 막 아인 소프 오울이 발동하기 직전이었음 거대한 정보연산이 세상에 덮어씌워지기 전 세상과 맞먹는 크기의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던 테트라 아낙스 서린이 연산을 대신 받아들였고 그 덮어쓰기는 서린 안에 있는 마성의 근원 릴리스의 심장을 파괴했음. 너무도 닮았지만 서로를 적대하는 성질의 저주 뱀파이어와 라이칸스로프 인자간의 결합이 풀리고 그 인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와 서린의 몸을 공격하기 시작했음 지금은 두 인자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는 상태고-서린은 자기가 이제까지 피를 한 모금이라도 입에 댔다면, 한 점의 인육이라도 입에 넣었다면 이 균형이 유지되지 못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음 뱀파이어든 라이칸스로프든 특정한 인자가 강해지면 이 아슬아슬한 균형은 깨질테고 서린은 라이칸스로프로써 폭주해 이성을 잃은 괴물이 되거나 햇빛 아래 불타는 뱀파이어 재가 되어 버릴 거임. 혹은 육체가 붕괴해 커럽티드가 될 수도 있고. 그러니 서린은 테트라 아낙스로서의 정신능력이나 라이칸스로프로써의 완력을 잃은 것이 아님. 다만 많이 쓰면 그 쪽 인자가 약해지고 반대쪽의 인자가 강해질 것이며 균형이 흔들리게 되니까 조절이 필요할 뿐임 거기에 만월이나 그믐같은 월령이나 강한 햇볕도 조심해야 함.
반대로 말하면 VT나 라이칸스로프 인자가 약해지지 않은 선에서는 쓸 수 있다는 이야기지. 서린은 낙천적인 결론을 내리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함. 길 저 끝에서 차량의 배기음과 사람 여럿이 떠들며 이 쪽으로 오는 소리가 들림.
주먹들 아지트로 뛰어간 서현이 막 거기 도착한 세건과 함께 커럽티드를 부수는 동안 주고 받았던 실랑이는 대강 생략하고-이거 무슨 일이야 커럽티 / ...... / 이봐! 무시하지마 현금 안받는다고 삐졌나! / ..... / 아 젠.. 빨리 처리하고 사무실 가야한다고!- 커럽티드 처리하고 내친 김에 조폭들 스마트폰도 똑같이 밟아부수며 다시 한번 조직일로 나한테 징징거리면서 전화하면 이 전화기랑 천국에서 만나게 해주겠다고 친절하게 공갈까지 쳐준 다음 건물 간판이 위로 떨어져서 부서진 자전거 대신 세건의 오토바이 뒤에 매달려서 사무실로 향한 서현이 발견한 건 사무실 책상에 고개를 묻고 있는 작은 뒤통수였음. 아예 오토바이가 속도를 채 다 줄이기도 전에 뛰어내린 서현은 물론이고 스탠드를 거의 발로 까다시피해서 세운 세건이 사무실로 뛰어들자 책상에 머리를 대고 있던 서린이 고개만 간신히 돌려서 손을 흔들었음. "형 왔어..?" 서현은 창백한 동생의 얼굴을 보고 숨이 막힐 거 같다고 생각하면서 되려 소리를 질렀음 "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재빨리 주위를 경계한 세건이 사무실 바닥이며 근처 기물들을 살폈지만 예상 외로 피웅덩이나 파손되어 굴러다니는 물건들은 없었음 힘없이 늘어진 동생을 일으켜 제 가슴에 기대게 하면서 서현이 다시 다그치자 서린이 비실비실한 말투로 이실직고함. "정신능력 썼어.." "뭐.." 그 말에 기가 막힌 서현 대신 세건이 눈을 번뜩이며 무언으로 재촉하자 서린은 우물쭈물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함. 지금은 사임했다고 해도 2년 넘게 테트라 아낙스로써 활동하던 서린을 헌터들이 몰라볼 리는 없고 그나마 경험 많은 헌터들은 서린이 여기 얌전히 앉아있어도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걸 알아서 건드리지 않았지만 그 그룹에 들어온지 얼마 안된 신참이 끼어있었던 모양임 눈 앞에 있는 것이 뱀파이어의 제왕 테트라 아낙스라는 걸 안 헌터는 증오와 반쯤 패닉으로 지니고 있던 총화기를 꺼내들었고 서린이 정신조작을 쓴 건 그 순간이었음 안그래도 긴장상태였던 헌터들도 동료가 총을 잡자 연쇄적으로 무기를 장전했지만- 그들은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음. 그들의 뇌가 '방아쇠를 당긴다'는 명령이 말초신경까지 가는 것을 차단했기 때문임
여기까지 들은 세건이 독설을 내뱉었음 "멍청하긴." 말은 안했지만 서현도 같은 심정이었음 차라리 라이칸으로 부분 수화나 해서 쓸었으면 헌터들 피해는 좀 났겠지만 서린이 받는 부담은 훨씬 덜했을 텐데 진짜 무르고도 온화한 성격임. 거기에 장부 적힌 걸 보니 또 나름 차는 제대로 잘 팔았나봄 또 그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거래나 계속하지요^^ 했겠지.. 서현은 동생의 머리를 살살 쥐어박음 서린은 또 머리 아픈 사람의 머리를 쥐어박다니 믿을 수 없다며 너스레를 떰
조잘대던 서린은 잠시 놔두자 끙끙 앓기 시작했음 혈인능력 사용의 후폭풍이 이제야 제대로 닥치는 모양임 서린 안의 VT가 능력 사용으로 줄어들자 이때다 싶어 우세한 라이칸 인자가 신나게 VT를 조지며 열을 내고 있는 거임 이럴 땐 피라도 한 모금 마시면 좀 나을텐데. 세건이 심란한 얼굴로 서린을 바라보자 서린은 웃으며 고개를 흔듬 그야 형은 냉장고에 넣은 아이스크림 같은 존재지만 / 뭐임마? / 감기걸렸을 때 아이스크림 별로 안좋대요. 효과 있는건 목감기만~ 또 요상한 광고 씨엠쏭같은 걸 부르며 엎어진 서린을 세건이 기가 막혀서 보는 동안 가게 셔터 내리고 온 서현이 서린을 추켜서 업음. "걸어갈꺼냐?" "아니 뛰어서" "......" 그야 서현의 속도를 생각하면 왠만한 자동차 속도는 나오겠지만.. 남의 눈 생각하면 최대 속도로 뛰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런 애를 업고 건물 위를 뛰어 타넘기도 좀 그렇지 않나 생각한 세건은 서현에게서 서린을 넘겨받아서 오토바이 뒷자석에 태움. "넌 뛰어와라." 서린에게 여분의 헬멧을 씌운 뒤 라이터슈트 윗 옷을 덮어주고 그 위에 도폭선을 감는 만행에 서현은 흰눈을 치켜떴지만 동생의 반응은 이거 오랜만이네요 딱 이거라서 별 할말이 없어짐 다행이 서씨 형제가 살고 있는 집까지 셋은 별 탈 없이 도착했고 서린이 방에 넣어서 재운 다음 두 형들은 오늘 일과 월야 세계의 동향에 대해 이야기함 세건이 집에 간 후에는 서현이 밖에서 루스킨이랑 출장일에 대해 통화 좀 하고 서린이 자고 있는 방 이불 속으로 들어와서 같이 잠듬 자면서도 서현은 계속 아직 따끈따끈하네 열이 안내리나 보군 가만있자 그 헌터들 전화번호가.. 그동안 얻은 신용 떨어지지 않은 선에서 살짝 좀.. 다음부터는 루스킨을 지방 출장 보내지 말고 꼭 카운터 옆에다 박아놔야지 열이 좀 내렸나.. 다행이다 다음부터는 요 말랑말랑한 놈 정신 교육부터 좀.. 하면서 생각함.
서린이 이렇게 미래에 대한 건실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이 밥을 다 먹은 서현과 루스킨이 자리에서 일어남 서린도 같이 알어나려고 했지만 서현이 넌 오늘 집에 있으라며 어깨를 밀어서 앉힘 그래 바로 이런 점이 문제라고. 툭하면 어린애 취급이나 하면서 집 보라고 하는 주제에 다른 일 하겠다고 하면 싫은 티 팍팍 내고 머리 자른다고 해도 짜증내고 대체 다큰 동생을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말이 형이지 우리가 몇 분 차이밖에 더 나? 투덜거리던 서린은 서현이 자기를 바라보자 입을 다뭄. 그래 모르긴 몰라도 서린 자신의 목숨에 권리가 있다면 그건 지금까지 자기를 지켜왔던 친형에게 있겠지. 그리고 '약속'을 했던 세건에게 있겠고. 그런 형들이 이렇게 걱정하고 불안해하는데 일단은 맞춰줘야겠지. 이미 한 번 빚 갚겠다고 목숨 집어던졌다가 난 사단이 이거니.. 서린은 오늘 하루는 얌전히 집에서 밀린 집안일이나 좀 하겠다고 생각함.
서현은 바빴음 어제 일찍 퇴근하고 나가서 못 받았던 전화도 몇 개 있고 그룹사냥하는 신참 헌터 얼굴도 좀 보러갔었고 루스킨 지방 출장 후 정리할 것도 있고 해서.. 그래도 점심 때 밥 먹으러 집에 돌아왔더니 집도 깨끗하고 빨래도 착착 잘 개어져있고 맛있는 냄새도 나고.. 점심은 소 안심을 듬뿍 넣은 수제 햄버거였으니까 서린이 오후에 잠깐 나갔다 올 볼 일 있다고 해도 응응 하면서 기분좋게 넘겼음 잘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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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완결이랑 달라져서 더 안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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